생기한의원이야기2019.02.14 17:41

 

안녕하세요. 난치성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생기한의원 강남역점입니다.

온보드라는 한의학 잡지에 박치영 원장님께서

어떻게 미세현미경을 활용한 진료를 시작하시게 되었는지,

칼럼이 게제되었어요^^

 

오늘은 그 내용을 함께 살펴볼게요!

 

 

지를 것인가? 말 것인가?

1년 이상 끌어온 고민의 화두는 이렇게 무척이나 간단했다.

불혹을 넘어가는 나이에 이토록 큰 유혹이라니.

미세현미경.

이 녀석을 어디서 처음 알게 되었는지, 녀석을 처음 본 순간 나는 푹 빠졌다.

피부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도입하고 싶다는 마음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녀석의 몸값을 알고 심한 좌절감에 빠졌다.

수백만 원도 아니고 수천만 원이라니.

10년 이상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천만 원이 넘는 존재를 가져본 적이 없는 나에게, 이 녀석은 엄청난 압박감을 주었다.

의료기 사업을 하는 친한 후배에게 도움을 구했다.

그 후배는 인맥을 총동원하여 녀석을 취급하는 회사 대표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었다.

녀석을 관리하는 회사 대표는 한의사와 미팅은 처음이라면서 어리둥절해 했다.

통사정하다시피 하여 2주일간 대여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2주일이 지나고도 나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스스로 확신이 없는 게 가장 컸다. 그리고 주변의 반대가 심했다.

같은 업에 있으면서 누구보다 나의 기질을 잘 아는 우리 사모님은 내 말을 그저 귓등으로 넘겨들으면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염불을 외었다.

따지기 좋아하는 실장님은 수학 전공자답게 객관적인 수치로 나에게 치명타를 주었다.

그러한 역경 아닌 역경 속에서도 나는 쉽게 미련을 떨칠 수 없었다.

미련스럽게도 나는 1년 동안 고민했다.

30대의 나라면 벌써 저지르고도 남았을 일이었따.

질러보고 실패한다면 실패했다는 가치를 얻게 되지 않겠냐는 나의 궤변에

우리 사모님은 그걸 꼭 해봐야 아느냐고 응수했다.

똥인지 된장인지 꼭 먹어봐야 아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것이 황금일 수도 있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그렇게 한의사 부부는 녀석을 사이에 두고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했다.

'그래, 우리 사모님은 내 인생의 브레이크야. 자동차가 달리기만 해서 되나. 안전 운전이 더 중요하지.

사실 달릴 만큼 달려도 봤잖아. 이제 나도 나이가 있는데 안정을 찾아야지. 뭘 더 지르니.'

한때는 변화가 두렵지 않았고 자신감이 충만했다.

10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한의원을 무려 4번이나 이전하면서 대전에서 서울로, 그리고 강남까지 왔다.

시골 촌놈이 패기만 가지고 아무런 준비 없이 강남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다 보니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참으로 많이 느꼈다.

때로는 나의 무모함과 준비 없는 변화에 후회로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나의 무능함과 한계를 절절히 느끼며 좌절하기도 했다.

그때의 후회와 좌절을 떠올리며 나를 다독이고 또 다독였다.

하지만 아무리 내 마음속 지름신에게 이중, 삼중으로 보안을 걸어도

이 지름신은 작은 틈을 비집고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지름신은 급기야 어느 날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뭘 그렇게 변화를 두려워해? 한 번 더 해봐! 이건 도전할 가치가 있어."

나는 결단을 내렸다.

1년을 끌어온 장고의 시간에 종지부를 찍었다.

국내 피부 의료기관 최초로 피부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미세현미경을 도입하였다.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치료를 거창하게 '미세 피부 치료(Micro Skin Therapy)'라고 이름까지 붙였다.

미세현미경은 생각보다 다루기 쉽고 환부를 20배까지 확대할 수 있다.

미세현미경을 통해 피부를 들여다보면 경외감이 들기도 한다.

참으로 피부는 아름답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경이롭다.

이미지로 혹은 영상으로 바로바로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진료에 용하면서 환자와 교감도 좋아졌다.

보통의 표피 상태는 물론이고 확인하기 어려운 부위인 구강 점막이나 항문 생식기 쪽의 피부 점막 상태도

 명확하게 알 수 있고 환자와 공유할 수 있다.

피부를 진료하는 한의사로서 미세현미경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매우 감사하다.

20여 년 전 한의학을 처음 접한 후부터 한의사로 살아가는 지금까지,

그 오랜 시간 동안 가슴에 응어리진 무언가가 조금은 해소되는 느낌도 들었다.

한의학이 오늘날 주류 의학인 서양 의학에 비해 제도적으로 홀대받고,

비과학적이며 근거 없다는 터무니없는 비난을 받으며

한의사가 무당으로까지 호도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일개 한의사가 어찌할 수 없는 시대적인 혹은 제도적인 산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피부라는 영역에서만은, 그러한 한의학의 역사를 바꾸고 싶었다.

아니,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작은 저항이라도, 노력이라도 하고 싶었다.

마음속에서 앞으로 한 발 내딛는 느낌이 들 정도로 미세현미경은 내게 깊은 만족감을 주었다.

진단과 치료 영역에서 피부 상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만큼 과학적이고 근거 충만한 행위가 뭐가 있겠는가?

기필코 고칠 것이다.

반드시 낫게 할 것이다.

이렇게 나의 전투력은 미세현미경, 이 녀석과 함께 업그레이드되었다.

앞으로 남은 전투가 무척이나 고되고 지난하더라도.

한판 싸움이 두렵지 않다는 용기가.

한번 해보겠다는 자신감이.

이 모든 변화는 한의원 한 구석에 자리한 그 녀석과 함께 찾아왔다.

Posted by 건강피부바라기 생기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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