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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한의원 진료실/기타피부질환

건조한 봄, 보습제를 바를수록 피부가 나빠지는 과학적 이유 (생기한의원 강남역점 박치영 한의사)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강남역점 박치영 한의사입니다. 길었던 겨울이 끝나고 날이 점점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서 이제 피부가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시는 분들 많이 계시지요?

그런데 얼굴이 더 붉어지고, 열감과 가려움도 더 심해졌다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봄이 되면서 피부가 더 건조해져서 보습제를 더 자주 덧바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요.

오늘은 믿었던 보습제의 배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봄에는 겨울보다 피부가 덜 건조할텐데 왜 피부의 가려움, 따가움이 심해질까요?

바로 극심한 일교차와 미세먼지, 이 두 가지 환경 요인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피부에는 열 자극과 냉 자극을 감지하는 온도 수용체들이 있는데요.

봄과 같은 환절기의 극심한 일교차로 인해 온도 변화가 커지면 이 두 수용체가 동시에 자극을 받으면서 피부의 온도 감지 시스템이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렇게 온도 수용체가 과자극되면, 실제 피부의 수분량과는 상관없이 뇌에 가려움과 따가움 신호를 보내게 되는데요. 그래서 봄이나 가을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느끼는 건조함은 실제로 피부 자체의 건조함이 아니라 신경계의 오작동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를 건조함으로 착각하고 계속 보습제를 바르면 어떻게 될까요?

 

 

 

유분기 많은 보습제를 계속 덧바르면 피부 표면에 기름막이 형성되면서 피부의 열 배출이 차단됩니다. 그러면 열 감지 수용체가 더욱 자극 받아 보습제를 바를수록 더 뜨겁고 가려워지게 됩니다.

 

 

 

또 봄철 미세먼지 속에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라는 발암물질이 들어있습니다. 이 물질은 기름에 잘 녹는데요. 세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습제를 덧바르면 보습제의 유분 성분이 미세먼지를 피부에 강력하게 흡착시키는 접착제 역할을 합니다. 보습제로 인해서 독소가 피부에 달라붙게 되는 것이죠. 로션에 녹아든 독소들이 피부 세포 안으로 침투하면 아릴탄화수소 수용체가 강제로 활성화됩니다.

 

 

 

아릴탄화수소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피부 장벽 단백질인 필라그린의 합성이 즉각 중단됩니다. 필라그린은 각질세포를 단단하게 결합시키는 시멘트 역할을 하는데요. 이게 만들어지지 않으면 피부 장벽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노출 후 이 수용체가 홠성화되면서 필라그린 수치가 최대 40%까지 감소한다고 합니다.

 

 

 

보습제를 열심히 발랐는데 왜 더 나빠졌냐고 물어보시는 환자분들도 정말 많이 계신데요. 피부 장벽을 살리려고 바른 보습제가 오히려 피부 장벽을 무너뜨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특히 봄철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겨울보다 평균 1.5배 이상 높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납니다.

 

 

 

또, 유분막이 미세먼지와 피지를 가둔 채 피부를 덮으면 피부 표면이 공기가 통하지 않는 밀폐한 환경이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피부 상재균의 균형이 무너지고, 특히 여드름균이나 말라세지아 같은 곰팡이균이 과증식하는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이 발생합니다. 게다가 피지가 미세먼지와 결합하여 급격히 산화됩니다. 썩은 기름이 피부 위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로 인해 피부 염증이 악화되고 가려움이 더욱 심해집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봄철에는 피부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미세먼지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세안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뽀득뽀득 씻는 것이 아니라 자극 물질만 살살 걷어내는 약산성 클렌징이 필요합니다. 피부를 너무 강하게 문지르면 피부에 자극이 되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유분 위주의 보습제보다는 수분 위주의 진정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습윤드레싱입니다. 거즈나 건티슈를 생리식염수느 깨끗한 물에 충분히 적셔서 피부에 덮어줒는 것입니다. 저희 생기한의원에서 치료받고 계시는 환자분들이시라면 한약액을 활용한 스킨티슈라는 제품을 사용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피부 온도를 낮춰 열감을 진정시킬 수 있고, 피부에 남아있는 자극 요소들은 거즈에 흡착되어 제거됩니다. 유분막을 쳐서 가두는 것이 아니라, 열을 식히고 독소를 빼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방법은 일시적이라기보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입니다. 바로 운동과 반신욕으로 적절히 땀을 내는 것입니다. 땀을 통해서 피부 속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는 것이죠. 그러고 나서 깨끗이 씻어내고, 다시 시원하게 식혀주는 겁니다.

배출 - 씻어내기 - 식히기 : 이 프로세스가 봄철 피부 관리의 핵심입니다.

 

 

 

피부 관리를 위해서는 먼저 열을 제거해야 하고 보습은 그 다음입니다. 순서가 바뀌면 열을 가두게 되어 오히려 역효과가 나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피부 장벽은 보습제 같은 기름막이 아니라 정상적인 세포 신호를 통해 회복해야 합니다. 봄철에는 온도 변화와 미세먼지로 인해 피부의 신호 체계가 교란되기 쉬운데, 여기에 유분 보습제를 과도하게 덧바르면 열은 가두고, 독소를 흡착시켜 균형을 더욱 무너뜨리게 됩니다.

 

보습제는 치료제가 아니며, 바르는 시기와 방법을 잘못 선택하면 독이 될 수 있으므로 끈적이는 보습제 대신 차가운 습윤 드레싱으로 열을 식히고, 독소를 배출하는 운동을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