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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랄라 생기쉼터

청소년 자살방지 프로젝트, 스위치를 누를때

 


[책리뷰] 야마다 유스케 - 스위치를 누를때

 

 

 

 

 

일주일 중 가장 지겹다고 하는 수요일! 잘 보내고 계신가요 ㅎㅎ 오늘은 오랜만에 책 리뷰를 써보려 합니다. 예전엔 책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한 달이면 몇 권씩 사서 읽곤 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한달에 두 세권 겨우 읽을까 말까에요. 그래도 틈틈히 책 리뷰 열심히 쓰는 분들 블로그 들락날락 거리며 대리만족을 느끼곤 하는데요, 예전에 나름 인상깊게 읽었던 책이 있어서 저도 한 권 소개를 해볼까 합니다^^

 

'스위치를 누를때' 라는 제목 자체가 내용의 핵심을 잡고 있는 소설입니다. 2031년, 국가에서 무작위로 선발된 아이들은 심장에 어떤 장치를 하고 이유도 없이 시설에 끌려가는데요. 실험명은 '청소년 자살 방지 프로젝트' 로 인간이 어떤 상황에서 자살을 하는지 실험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프로젝트일 뿐이지 일종의 실험인 셈이에요. 그 곳에서는 바깥 세상과 소통할 수도 없으며 인간 관계를 만들 수도 없고, 고립된 생활을 하는 곳입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자는 스위치를 누르면 됩니다. 스위치 한번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시설에 끌려온 대부분의 아이들이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비극적인 소식을 듣고, 또는 충동적으로 스위치를 눌러 자살을 합니다. 말은 자살 방지 프로젝트인데 마치 자살을 하라고 유도하는 듯 하죠^^;

 

 

 

감시관인 요헤이는 원래 있던 시설에서 다른 시설로 옮겨 가게 되고, 그 곳에서 네 명의 소년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벌써 7년이나 시설에서 버틴 장수 실험체들이죠. 그들이 과연 무슨 생각으로 7년씩이나 버텼을지, 감시관은 실험체에게 관심을 가져서 하등 도움될 것이 없지만 요헤이는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더이상 살아 있어야 할 이유를 잃은 소년 한 명이 스위치를 누르고, 요헤이는 마침내 동요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탈출을 감행하죠. 온 국가에 수배령이 내려집니다. 도망자 신세가 된 그들은 어느 시골의 폐교에서 지내며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모두들 7년 동안 스위치를 누르지 않고 버틴 이유가 한 가지씩은 있어요. 요헤이는 그들이 그 바람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고, 조금 비극이라고 할 수도 있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대략적인 스위치를 누를때 스토리구요, 마지막에서 약간의 반전을 보여주는데 책을 읽다 보면 어렴풋이 짐작이 가는 내용입니다. 글쎄요... 이 책의 소재는 특이했습니다. 초반 흡입력도 좋은 편이구요. 그런데 왠지 읽을 수록 뒷힘이 딸리는 느낌이에요 ㅎㅎ 뭔가 좀 산만한 느낌? 하다 못해 이러이러한 이유로 자살은 하지 맙시다, 이런 내용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살아야 하는 이유를 가지고 있는 인간이 얼만큼 강하고 독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보여주죠. 그리고 권력에 의해 희생을 강요당한 자들에게 별다륵 뾰족한 수가 없다는 우울한 현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소재에 비해 좀 단촐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글이었어요. 사실 문체에선 별다른 매력은 느끼지 못했는데요~ 스위치를 누를때는 야마다 유스케의 우리 나라 첫 번역작입니다. 다른 글은 안 읽어 봐서 모르겠어요~ 이 소설 읽기 전에 헤르타 뮐러 글을 좀 읽어서 그런가... 정서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지만, 아무튼 비교가 된 건 사실이었어요 ㅎㅎㅎ

 

참! 스위치를 누를때, 작년에 영화로도 나왔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