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박치영 한의사입니다. 오늘은 노인성 가려움증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연구에 따라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11~78%까지 만성 가려움증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노인성 가려움증을 단순히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문제로만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다양한 원인이 있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건강 문제입니다.

가려움증 때문에 밤에 제대로 못 주무시고, 잠을 설치니 낮에도 피곤하고, 또 가려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나이가 들면서 피부에는 여러가지 변화가 생깁니다.

우리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은 벽돌과 시멘트 구조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벽돌 역할을 하는 각질 세포 사이사이를 지질 성분들이 메워주는데요.

노화가 진행되면 이 시멘트 역할을 하는 지질 성분이 크게 감소합니다. 70대와 20대를 비교하였을 때 지질 함량이 약 30% 감소한다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피부의 pH가 높아져서 각질층에서 단백분해효소의 활성이 증가되면서 보호막이 얇아집니다. 이로 인해 가려움 수용체가 더 쉽게 자극받게 됩니다.

또 피지선과 땀샘의 활동도 감소하여 유수분 공급도 감소하게 됩니다.

면역 체계 또한 나이가 들면서 변화하죠. 피부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외부 자극에 대한 방어력 또한 약해지는데요. 그 결과 젊은 사람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자극에도 노인에게는 쉽게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가려움증이 발생합니다.

면역력 저하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가 잠행성 진균증입니다.

피부에 곰팡이 감염이 발생한 질환인데 자세히 보면 울긋불긋한 희미한 고리 모양이 있지만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아 단순 습진이나 노인성 건조증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려움증 때문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 받아서 바르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스테로이드제가 면역반응을 억제하면서 진균이 더 퍼지기 쉽습니다. 일시적으로 가려움증은 줄어들지만 진균 감염은 악화되는 것이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으시는 분들도 해당 부위에 지속적인 가려움증이 남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의 30% 이상에서 병변 회복 이후에도 가려움증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신장 및 갑상선 기능 문제, 당뇨, 간 질환 등 내과적 질환으로 인해 가려움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신부전 환자의 50%이상, 투석 환자의 80%에서 가려움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이런 저런 만성질환으로 약을 복용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요. 이뇨제, 고혈압약, 고지혈증약, 항생제 등으로 인해 피부 가려움증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약이 가려움을 유발하는지 특정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에는 우선 불필요한 약물 복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스테로이드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에는 피부가 점점 얇아져서 벗겨지거나,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멍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원인 불명의 심한 가려움증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에는 종양성 질환의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호지킨 림프종, 만성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내부 장기의 암으로 인해서도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1년 이내에 다른 증상 없이 갑자기 심한 가려움증만 지속되는 경우에는 정밀 검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모든 가려움증이 암의 전조 증상인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서라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가려움증을 관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목욕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바르는 것입니다. 물기가 마르기 전에 바르면 더 효과적입니다. 젊은 층과 달리 노인성 피부에는 자연보습인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보습제가 꼭 필요합니다.

너무 자주 목욕하거나 뜨거운 물로 오래 목욕하는 것도 피하시는 것이 좋은데요. 피부에 필요한 유분이 제거되어 더 건조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지근한 온도의 물로 짧게 샤워하고, 자극이 적은 약산성 피부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목욕 후에는 거친 수건으로 피부를 문지르지 마시고 가볍게 두드리면서 물기를 제거해주세요. 때도 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옷감도 피부에 자극이 되는 울이나 합성섬유는 피하고, 면 소재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실내 습도를 40~60%로 맞춰주시는 것이 좋은데요. 겨울에는 날이 건조하기 때문에 가습기를 사용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노인성 가려움증은 단순 건조함을 넘어 혈류 감소와 면역 기능 저하, 신경 과민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의학적인 접근을 추천드립니다.

한의학에서는 노인 가려움증을 '혈허풍조'나 '진액부족' 등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류나 체액이 부족하여 피부가 건조해진다고 보는 것이죠.

피부로 가는 혈류량을 늘리면서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한약재가 많이 있습니다.

혈류량과 체액을 보충하는 숙지황 당귀, 백작약, 천궁 등의 약재와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황기, 갈근, 인삼, 녹용 등의 약재를 적절하게 배합하여 사용합니다.

잠행성 진균증이 의심될 때에는 정확한 진단과 약침 치료가 효과적입니다.

약침은 한약재를 추출하여 직접 피부에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한약재의 항진균 작용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피부 재생 효과가 있습니다. 가려움이 발생했을 때 그냥 방치하지 마시고, 특히 심한 가려움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생기한의원 진료실 > 기타피부질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부질환이 있을 때 무엇을 먹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 (0) | 2025.04.03 |
---|---|
피부질환이 잘 낫지 않고 있다면 '장'과 '뇌'를 주목하세요 (0) | 2025.03.21 |
피부질환 있다면 아침에 이불 정리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이유?! (1) | 2025.03.17 |
만성 태선양 비강진 증상과 관리 방법 (0) | 2025.03.11 |
갑자기 생긴 카포시수두모양발진 때문에 응급실까지? (0) | 2025.02.17 |